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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 앞에서

 

예 원 호 스테파노. 수필가

 

지난 사월 어느 날 친한 친구를 떠나보냈다. 그는 어릴 적부터 소꿉동무는 아니었지만 인생 말년에 삶과 죽음을 논하였던 벗 이었다. 서로가 세상을 떠난 후 영전에 술 한 잔을 올리고 눈물 지울 수 있는 그런 사이였다.

세상에는 생명이 있는 것은 반드시 죽게 되고 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진다는 진리다. 어느 누구나 다 그러하다. 삶의 길목에서 맺은 인연들이 영원히 동행할 것으로 여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승에서 영원한 이별을 고하는 죽음의 문제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해 겪는 혼란은 심각한 경우도 가끔은 볼 수 있다.

요즘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문명의 탓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고 나이에 관계없이 슬픈 소식도 자고 일어나면 슬픈 소식을 자주 접하기도 한다. 삶의 인연들이 영원 하리라고 믿지는 않지만 급하게 한마디 작별의 인사도 나누지 못 하고 사고로 먼저 떠나기도 한다. 죽음은 완전한 단절과 존재의 소멸을 뜻하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의 어떤 종족들은 사람이 죽었다고 하더라도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면 살아있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육체가 생명을 잃었다 하드라도 누군가가 그를 기억해주고 있다면 살아있는 존재로 여긴다는 뜻이다. 한편 사람이 죽고 난 이후에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모두 죽어서 더는 기억해줄 사람이 없게 되면 영원한 침묵의 시간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믿는다고 말 한다. 그것은 누구도 부정하지는 못할 것이다.

아쉽고 애달픈 사연을 안고 이승과 하직한 경우에 정을 단절하지 못한 사람들이 놓아주지 않아 진정한 죽음에 이룰 수 없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생명이 있는 것은 반드시 죽는다는 진리는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어 사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삶과 죽음 앞에서 가슴 깊숙하게 묻어 둔 상황이 지속된다면 오히려 산사람이 망자의 영혼을 놓아주지 못 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젠 나도 지난 사월 유명을 달리한 친구가 이승의 삶이 꺾인 채 떠났다는 사실에 연의 끈을 내려놓는다. 그 애석한 죽음 앞에 이 한편의 글로서 담담히 받아들이려 한다.

육신의 생명은 끊어졌지만 영혼의 정만은 남아 있었음이다. 지금껏 단단히 쥐고 있던 우정의 끈도 무거웠던 짐 다 내려놓고 평안히 잘 가시라고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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