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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에 의한 말씀을 위한

 

문정임 젬마 시인

 

말씀이 죽어가고 있다, 비명도 없이. 결혼예식장에서, 장례식장에서, 졸업식장에서......가톨릭 전례의 꽃인 거룩한 미사에서도 강론은 점점 줄어들고 심지어는 복음 낭독으로 그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왜 우리는 말씀들을 거부하고 있는가? 주례사 비유라는 말은 문학 수사에서 공치사를 남발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하필 그날 굳이 안좋은 말들을 입에 올릴 일이 뭐가 있겠나 싶어 좋은 말만 나열하다보니 이제 뻔해진 그 말들, 닳고 닳아버린 졸업은 시작이라는 말들은 더 이상 감흥을 불러일으키지 못함이 아닐까 또한 성당 나가는 것이 주님으로부터 기름부음 받은 자라는 장식용 브로우치 하나 달았다 떼었다 하는 것에 불과한 것은 아닌가

지난 3월 한 장례미사에 참석하였다. 우리 교구의 한 신부님 부친의 장례식이었다. 평소 상주 신부의 인품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식장의 반 정도는 전 현직 신부님들이 자리하고 계셨다. 강론 추도는 이진수신부께서 하셨다. “저는 고인의 마지막 모습에 일생이 압축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친구 신부에게 물었을 때 그는 담담하게 거룩한 변용이었지라고 했습니다.” 라고 하면서 이야기를 풀어 나가셨다. 상주와의 진정어린 우정, 사제로서의 죽음과 구원에 관한 생각을 절제된 언어로 알기 쉽게 들려주셨다. 뒤이어 전 가농회장이셨던 강기갑의원도 간절하지만 간결하게 애도하셨다. “고인은 평생 농부로 사신 분인데 그 분의 농사 3가지는 씨앗과 가농운동과 자식의 세 가지였는데 다 잘되었습니다.”

죽어가는 말씀들을 어찌 살려낼까 고민 중에 있었는데, 그 날 뜻밖의 좋은 예시를 얻었다. 장례미사 식장은 좁아서...조문객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것.....성체를 겨우 영하고 바깥으로 나오니, 문산성당 오래되고 잘 손질된 뜨락을 봄 햇살도 도탑게 어루만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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