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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소리

김말순 베아따. 수필가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은 소리를 낸다. 미물인 하루살이나 매미 같은 곤충에서부터 사자나 호랑이 그리고 인간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명 있는 것은 저마다의 고유한 소리를 내며 살아간다.

귀뚜라미, 휘파람새, 종달새, 뻐꾸기, 닭 울음소리는 언제 들어도 정겹지만 두꺼비, 돼지, 괭이갈매기 울음소리, 개나 인간들의 싸움 소리는 언제 들어도 소음이다.

생명 있는 것들만 소리를 내는 게 아니다. 졸졸졸 흘러내리는 계곡물, 대숲에 이는 바람, 후두득 옥수수나 토란잎에 떨어지는 빗방울, 크리스마스이브의 새벽송, 산사의 범종이나 제야의종소리, 뱃고동 소리는 우리 맘을 언제나 순화시켜주지만, 천둥 번개, 태풍에 흔들리는 나무들과 불어난 계곡물 쏟아지는 소리, 제재소 톱날, 앰블런스 사이렌 소리는 언제 들어도 심란하다. 낙엽 밟는 소리, 감이나 알밤 떨어지는 소리,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물소리, 바이올린이나 가야금, 사물놀이 등 생명 없는 물상들이 내는 소리가 사람의 목소리보다 더 감동적일 때가 있다.

되돌아보면 지난 세월 나는 많은 소리를 들으며 살아왔다. 내 유년의 뜨락엔 언제나 시골 과수원의 까치소리, 워낭소리, 새끼염소 소리, 치르륵치르륵 여치나, 꿀벌 잉잉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능금밭의 까치나 까마귀를 쫓는 것이 방과 후 내 일과였다. 봄이면 삐삐나 버들피리를 불고, 가을이면 낙엽 지는 소리와 도리깨질 소리, 겨울이면 수북히 쌓인 눈 위로 자박자박 걸어갈 때 들리던 눈 무게에 나뭇가지 꺾어지는 소리, 정월대보름 온 마을 곳곳에 달 불 이야 고래고함, 수업 시간마다 울리던 학교종이 땡땡땡, 통금사이렌 이런 소리를 들으며 자랐다.

자연의 소리들은 세월이 지나도 크게 달라진 게 없지만 인간들의 소리는 많이 변했다. 문명이기들로 많이 편리해지고 넉넉해 졌지만 그만큼 더 행복해지지는 못하고 더 많은 스트레스와 질병과 우울에 시달리고 있다. 괄목할만한 학문의 진보가 있었어도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원초적 문제에 대해서는 공맹시대보다 더 나아진 게 없다.

인간은 울면서 태어나 살아가는 동안 많은 남의 소리를 듣기도하고 내기도하며 살다가 어느 날 문득 타인들의 울음소리 속에 사라지고 마는 존재가 아닌가?

나도 사라지기 전 하늘로부터 오는 주님의 소리룰 더 잘 들으며 신앙생활을 이어 갈 수 있도록 묵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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